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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4.15.문화일보) 마리안느 다시 소록도방문

admin 2018-01-31 19:51:21 조회수 2,979

‘내달 소록도병원 100주년’ 초청에 마리안느 수녀 13일 입국

전남 고흥군 소록도에서 40여 년 동안 한센인들을 돌보다 지난 2005년 11월 고국 오스트리아로 귀국한 ‘천사 수녀’ 2명 중 마리안느 스퇴거(82) 수녀가 소록도를 다시 찾았다. 국립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오는 5월 17일) 행사를 맞아 병원 측과 고흥군, 소록도성당 등의 초청에 응한 것.(문화일보 2005년 12월 1일자 27면, 2016년 1월 15일자 36면 참조)

15일 소록도성당과 국립소록도병원에 따르면 마리안느 수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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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6시 40분쯤 소록도에 도착해 소록도병원 박형철 원장 및 직원들, 김연준 주임신부 및 교우들로부터 뜨거운 환영을 받았다. 마리안느 수녀는 앞서 13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 전북 지역의 지인 집에서 하룻밤 묵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장은 “수녀님이 떠난 지 2년 뒤(2007년)에 제가 부임했기 때문에 수녀님을 처음 뵈었다”며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건강해 보이셨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암 투병 중이시고 고령이셔서 수녀님과 친하게 지내다 2년 전 퇴직한 박성희 전 간호팀장을 오스트리아로 보내 모셔오도록 했다”며 “초청하는 입장에서 수녀님의 건강이 매우 걱정됐는데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박 원장은 “수녀님은 오스트리아에 가신 뒤에도 과거에 친하게 지냈던 병원 직원들과 전화, 이메일 등으로 계속 연락을 해왔다”며 “일부 병원 직원은 유럽 여행을 갈 때 수녀님 댁에서 자고 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날 소록도에 다시 온 마리안느 수녀는 ‘마리안느 마가렛의 집’이라 명명된 자신의 옛 거처에서 방한 기간 내내 머물게 된다.

김 신부는 “수녀님이 100주년 행사 때까지 소록도에 머무르시면서 만나고 싶은 분들을 만나고 가고 싶은 곳들을 가시게 될 것”이라며 “언론과 접촉하는 것은 좋아하지 않으신다”고 말했다.

한센인들에게 ‘할매 수녀’로 불리는 마리안느 수녀와 마가렛 피사렉(81) 수녀는 20대였던 1960년대 소록도를 찾아 한평생을 이곳에서 보냈다. 마가렛 수녀는 치매를 앓는 등 건강이 좋지 않아 이번에 오지 못했다. 

이들은 누구도 한센인들에게 다가서려 하지 않았을 때 비닐장갑 하나 끼지 않고 맨손으로 한센인들을 간호하며, 돈 한 푼 받지 않고 돌봤다. 하지만 10년 전 이들 할매 수녀는 “이제 나이가 들었다. 소록도에 부담되고 싶지 않다”는 편지만 달랑 남긴 채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고 홀연히 고국으로 돌아가면서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소록도성당과 고흥군은 소록도병원 100주년 기념사업에 즈음해 노벨상 후보 추천 등 할매 수녀들의 희생정신을 되살릴 수 있는 다양한 선양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고흥군 관계자는 “연고도 없는 작은 나라에 와서 40년간 아무런 보상도 없이 한센인을 위해 사시다 고국으로 가셨는데 더 늦기 전에 보답할 기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고흥=정우천 기자 sunshine@munhwa.com